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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무실에 걸려있던 자화상 아직도 생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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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전북신문  2001년 07월 09일 (월) 
 
 
거의 40년이 흘렀지만 중학시절 은사님 가운데서 승동표 선생님만큼 강한 인상을 남긴 선생님도 드물다. 당시 유명한 화가라는 것은 짐작은 했지만 이처럼 훌륭한 이력을 가진 선생님인줄은 미처 몰랐다. 천재화가 이중섭과 함께 한국 근대미술의 총아로 주목 받았던 선생님께 미술을 배웠다는 사실이 자랑스럽다. 

당시 교무실에 걸려있던 선생님의 작품은 어린 중학생의 눈에도 감탄할만한 것이었다. 칸나 그림(유화로 기억됨)이나, 선생님의 자화상은 지금도 눈에 선하다. 당시 자화상을 보면서 ‘자화상이란 꼭 사진처럼 그리는 것이 아닌가 보다’라는 생각을 했었다. 보면 볼수록 선생님의 실제 모습이 생생하게 느껴지는 그런 그림이었다. 그 그림이 남아 있다면 다시 한번 보고싶다. 

어린 내가 자화상에서 느낀 것은 엄격하면서도 인자하고 어딘지 외로워 보이는 선생님의 분위기였다. 선생님은 당시에 훈육주임을 맡으셨는데 호랑이 선생님으로 소문이 나 있었다. 어찌나 군밤을 아프게 주던지 벌 쏘인 느낌이 들 정도로 아파서 ‘호박벌’이라는 별호가 붙었다. 당시는 한국전쟁이 끝난 지 얼마되지 않은 때라 미술시간에 물감이나 도화지를 준비하는 것도 어려운 시절이었다. 
그러나 선생님의 열성에 우리는 미술수업 준비만큼은 철저히 했다. 선생님은 우리에게 손을 그리게 하거나 도상봉, 김기창, 이중섭 같은 유명화가들의 그림을 엮어 만든 미술책을 보고 따라 그리게 했다. 매시간 작품에 대한 평가를 해주셨는데 갑 을 병 정 4단계로 점수를 주셨다. 선생님은 이 점수를 한 학기 동안 모아서 기말점수에 반영했다. 

지금 나도 가르치는 일을 하고 있지만 선생님처럼 그렇게 정성을 드리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 선생님이 월남하실 때 함께 동행한 분이 나의 대학시절 은사이신 이희균 교수님이라는 사실을 최근 알고부터는 승선생님에 대한 느낌이 더욱 새로워졌다. 친족을 이북에 남겨두고 월남하신 이희균 선생님도 승 선생님의 자화상에서 느낀 것과 같이 엄격하면서도 어딘지 외로운 기색이 역력해 보였기 때문이다. /김영재(전북대 영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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