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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화가 승동표 선생 유작초대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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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전북신문 2002년 11월 03일 (일)
지난해 7월 본지에 의해 처음 공개된 근대미술의 총아 서양화가 운봉(雲峰) 승동표선생(1918~1996)의 미공개 유작들이 1년4개월여 만에 빛을 보게 됐다. <2001년 7월9일자 1면 보도> 미공개 유작의 존재가 확인된 이후 그의 작품세계에 주목해온 한국소리문화의전당 기획팀이 1년여간의 기획 끝에 승동표 선생의 대규모 유작초대전을 열기로 한 것. (11.16~11.30 소리문화의전당 제1전시실) 지난 98년 12월, 국립현대미술관이 기획한 ‘다시 찾은 근대미술전’과 이듬해 열린 ‘오산학교 개교 100주년 기념 오산미술동문전’에 그의 작품 4점이 출품, 전시되기는 했지만 그가 남긴 유작(91점)과 데생(60여점) 등 150여 작품 전체가 일반에 공개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천재화가 이중섭과 함께 한국 근대미술계의 버팀목으로 주목 받았던 승 선생은 평북 정주에서 태어났지만 34세 때인 1951년 전북 정읍으로 월남, 이후 세상을 뜨기 전까지 46년간 전북에 뿌리내리고 살았다. 오산고등보통학교 재학 시절 ‘제1회 전조선학생미술전람회’(36년)에서 최고상인 특선을 차지하며 화가로서의 가능성을 보인 그는 스승인 임용련 선생의 권유로 일본에 유학, ‘조선미술전람회’와 일본의 ‘독립미술전’ 등에서 3회 연속 입선하는 등 두각을 나타냈다. 일본 미술학교 졸업 이후 고향인 평북 신의주여고와 모교인 오산학교에서 후학을 지도하던 그는 한국전쟁시 월남, 30여년간 도내에서 교편을 잡았다. 화가로 교육자로, 이 땅의 분단의 아픔을 가슴에 안고 살아야 했던 근∙현대사의 주인공으로 그가 남긴 유작들은 미완의 한국 근∙현대 미술사의 공백을 연결해주는 소중한 문화자산이다. 유작초대전에는 월남 이후 그가 전북지역에서 활동하며 그린 작품들이 총망라된다. 정물과 풍경, 초상화 등이 주를 이루며 80년대 부터 90년대 중반까지 창작활동이 가장 활발했던 시기의 작품들도 상당수 눈에 띈다. 국립현대미술관 정준모 학예연구실장은 “묵묵하게 자신이 본 것을 구와 원통, 원뿔 등으로 분해, 이를 다시 조합한 승동표의 작품은 세잔느풍의 감성이 짙게 묻어난다”며 “절제된 색채와 단단하게 구축된 화폭이 자연의 원형을 탐구하는 회화적 느낌을 주기에 충분하다”고 평했다.
둘째 아들 수근씨는 “멀리 떠나신 아버지의 뜻은 알길 없지만, 자식된 도리로 선친의 전시회를 갖게 돼 기쁘다”며 “중앙 화단에서도 아버지의 작품에 대한 관심을 잇따라 표명해오고 있는 만큼 조만간 서울에서의 전시회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윤미기자 6milee@sjb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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